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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물든달  흑룡에게 소원을 빌어봐요~ 2014-07-14 오후 9:18:44

청화에서 다이아몬드의 매니저로써 매니저가 소개되고 난 후 진청은 그들과 매니저가 함께 지낼 새로운 합숙소로 그들을 데리고 갔다. 그곳은 도심에서 외곽에 위치한 건물로 주위의 산세와 어우러져 중세의 저택같은 느낌을 주었다.

 

각자의 짐을 풀기 위해해어진 매니저는 진청에게 모든 기계-핸드폰과 노트북등의 기계-를 빼앗기자 무력한 기분으로 할당방은 방안에 있는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독똑하는 노크음 소리에 매니저는 몸을 일으켜 방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진청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당신을 위해 준비한 방은 마음에 드나요?"

 

그제서야 흘깃 방안을 둘러본 매니저는 대답대신에 긴 한숨을 쉬었다.

 

 "네, 꽤 멋진 방이네요. 감사합니다."

 

고딕양식의 가구들과 발코니가 달린 창가, 고급스러운 벽지까지 사용하기가 황송할 정도로 잘꾸며진 방이었다.

 

 "제 휴대폰만 돌려주면 더 좋을 거 같지만 싫죠?"

 

흘리듯 말하는 매니저의 물음에 진청은 고개를 끄덕인 후 앞으로 음반작업을 위해 공백기를 갖는 다이아몬드 맴버들을 위해 이곳에서 매니저가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매니저는 수긍하며 진청을 피해 빠져나갈 궁리를 하다가 한가지 묘안을 떠올리고는 씨익 웃었다.

 

 "지금부터 저녁식사 준비를 해야할 거 같은데 시장좀 보고 올게요."

 

그 말에 진청은 이미 쇼핑은 모두 봐두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매니저에게 답해 매니저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또다시 깊이 한숨을 쉰 매니저는 진청의 곁을 지나쳐서 부엌으로 가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나는 매니저가 이곳에 있어서 기뻐요."

 

매니저는 진청을 바라보다가 방밖으로 나갔다. 매니저가 나갈때까지 웃으며 지켜보던 진청은 주머니에서 매니저로부터 빼앗은 그녀의 핸드폰을 꺼냈다. 이름과 통화횟수는 각기 달랐으나 매니저의 사무실로부터 온 부재중 표시가 가득했다.

 

 

 

 

오냐, 니가 언제까지 그딴 헛소리를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부엌에서 저녁준비를 위해 야채를 씻으며 매니저는 전의를 불태웠다. 진의를 알 수 없는 진청의 호의와 프로포즈성 발언들은 진청과 원영의 사이에 끼인 그녀의 처지를 명확하게 각인 시켜주었다. 어차피 당장 벗어날 수 없다면 그의 의도를 파악해서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계산이었다.

 

 "큭크크크크크크 진청, 오늘 저녁 지옥의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야."

 

사무실 맴버가 모두 평가절하하는 창의적인 요리를 가득 선보일 예정인 매니저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번져갔다.

 

 

 

 

같은시간 사무실 연락이 되지 않는 매니저 탓에 근심이 가득한 세 남자가 앉아 있었다.

 

 "매니저 성격상 어떤식으로든 반응했을텐데, 벌써 몇시간 째 묵묵부답이라니, 이게 말이 돼?"

 

레온의 투덜거림에 윤이 동조하며 중얼거렸다.

 

 "혹시 핸드폰 뺏긴거 아냐? 유원영이랑 문자한 다음부터 안된다며. 그니까 둘이 연락하는게 배알이 꼴려서

  확!하고..."

 

그말에 귀가 번쩍한 원영이 윤을 바라보다가 일어서서 윤의 어깨를 툭하고 치며 중얼거렸다.

 

 "원숭이도 가끔은 사람 말을 하는군."

 

이 말에 발끈 한 윤이 뭐야하고 소리를 지르며 원영을 노려보았다.

 

 "칭찬해준건데, 마음에 안드나?"

 "뭐야? 그딴 칭찬이 어딨어!!"

 

윤이 길길이 날뛰자 레온이 그를 달래었다. 그 사이 매니저가 작성한 월간 계획표가 그려진 칠판을 바라보던 원영은 내일 일정에 청화에서 대리매니저 파견이라고 쓰인 메모를 보다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다이아몬드 합숙소의 저녁식사시간, 매니저가 마련한 정체 불명의 음식을 앞에 놓고 바라보는 네 남자의 얼굴에 미묘한 표정이 걸렸다. 의도적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든 매니저는 속으로 승리에 가득찬 미소를 지으며 '먹어라'를 연호했다.

 

그 음식을 먹으면 당장이라도 날 쫓아내고 싶을걸?

 

숟가락이 던져지고 밥상이 엎어지며 요리도 못하는 저런 매니저는 필요없어! 크흑 내가 생각이 짧았지 아무리 원영이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저런 여자를 고용하다니, 이건 경영인으로써의 수치야! 하며 땅을치고 통곡할 진청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무거운 침묵속에 매니저의 예상대로 처음 수저를 든 것은 진청이었다. 모두가 떨리는 마음으로 수저에 담긴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을 바라보았다. 잠깐 동안 입이 움직이다가 손에서 '찰캉'하고 수저가 떨어지며 쇳소리를 내었다. 매니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올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풉-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나 돌연 진청은 웃기 시작했다. 순간 매니저는 요리 탓에 진청이 미쳐버린 건 아닌가, 하는 이상한 죄책감을 느꼈다. 아무리 그래도 좀 먹을만하게 만들어야 했나? 음식으로 미칠수도 있나? 끽해야 식중독으로 화장실 왔다리갔다리하는게 다 일텐데...

 

뭐가 어떻게 된거야!!

 

 "재밌는 맛이네요. 재료는 모두 최상급으로 갖춰 놓았을텐데, 이런 음식물쓰레기를 내놓을 줄이야. 정말 예상밖이에요."

 

나긋나긋한 말투로 듣는 독설에 매니저는 인상을 찌푸렸다.

 

 "모두 깨끗하게 다 먹도록 해요. 남기는 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하얗게 질린 다이아몬드 맴버들을 대신해 음식물쓰레기 제공자인 매니저가 말했다.

 

 "진청씨, 이 음식을 먹어봤으면서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어요? 이거 먹고 모두가 배탈나서 응급실에 싣려가면 어쩌려구 그래요!"

 

다이아몬드 맴버들은 너가 할 말은 아니잖아! 하고 똑같이 생각했다. 이에 지지 않고 진청이 답했다.

 

 "말했잖아요? 최상급 재료라고. 입에서 넘기는 것만 힘들 뿐이지 먹고 죽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슈리, 도형, 태자가 울면서 유유히 사라지는 진청의 모습을 보는 동안 넋이 나간 매니저는 독한놈이라고 중얼거렸다.

 

저녁식사 내내 세 남자의 눈총을 받은 매니저는 뒷정리를 하면서 예상보다 만만하지 않은 진청의 태도에 앞으로가 걱정되었다. 방으로 돌아간 매니저는 어려서 본 어떤 책에서 읽은 '남녀 칠세 부동석'이란 단어가 여기에는 해당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니 적어도 타인의 방에는 방주인의 허락없이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꼈다.

 

매니저는 그녀의 침대에 앉아있는 진청을 보며 애써 태연한 태도로 일정 거리를 유지한체 마주보고 섰다.

 

 "제 방에 초대한 기억은 없는데요."

 "이거 실례 했습니다. 매니저씨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다음부터는 문을 잠궈놓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하며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영이도 그런 음식을 먹었나요?"

 "헤~ 당연하죠. 멀쩡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그런 창의적인 요리를 할 수 있을리 없잖아요. 뭐, 오늘은 특별히 더 신경을 쓴거라 저 모양이지만, 평상시에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맛은 나니까요."

 

이말에 진청은 배를 잡고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매니저는 입을 이죽거렸다.

 

 "믿어지지 않는군요. 그 원영이가 그런 음식을 매일 먹었다니."

 "이제 알겠죠? 앞으로 음식고문 당하기 싫으면 새로 사람을 구하는게..."

 

매니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진청은 일어서서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진청은 매니저보다 머리하나 반 정도로 신장이 컸으나 그가 다가옴에 따라 느껴지는 압박감은 그 신장의 차와 더불어서 그녀를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또, 원영이랑 뭘 했죠?"

 

낮게 깔린 진청의 물음에 매니저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응? 매니저씨 말해줘요."

 

매니저는 말하면 어쩔거냐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애써 참으며 방밖으로 뛰쳐나갔다. 저택 밖으로 나온 매니저는 덜덜 떨리는 몸을 두손으로 양팔을 팔짱끼듯 움켜쥐었다.

 

 

진청이 있을 거 같은 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매니저는 저택의 정원을 걸었다. 당장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앞수당한 휴대폰과 이 저택의 폐쇄적인 지리적 위치가 그녀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하긴 꼭 그렇지 않더라도 떠날 수 없겠지, 그녀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고 떠날시에는 진청쪽에서 그녀의 사무실에 무슨짓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맴버들은 힘들어질테고 그러다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 텅빈 사무실에 또다시 혼자..................

 

차라리 원영이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다시 꺼지라고 할까?

 

매니저는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모든 일은 이곳을 벗어난 다음 이라는 전제조건이 있기에 무의미 했다.

 

 

 

매니저가 나가자 진청은 그녀가 나간 후 굳게 닫혀 있는 방문을 바라보았다. 처음만난 날 부터 지금까지 매니저는 한번도 그에게 마음을 열어준 적이 없었고 지금은 경계심도 강해진 상태였다. 원영이가 그에게 하려던 복수를 역이용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그 외모탓에 흔들리기도 했고, 함께 식사를 했을 때에는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한 것 처럼 마음 한 자리가 따뜻했다. 그래서 그녀라면 어머니를 닮은 그녀라면 어쩌면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그녀는 그의 어머니처럼 유회장 아니 유원영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유회장처럼 유원영도 그녀를 잃으면 후회하고 절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않을까?

 

매니저가 원영을 선택했을 때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녀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주지않을까,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정원을 거닐 던 매니저는 푸른 빛무리가 돌아다니는 묘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호기심이 갈 법도 하건만 매니저는 워낙 잠자기 전 눈을 감으면 많이 보는 모습이라 - 거기에 킬리안님을 만나게 해 달라는 소리까지 추가되어- 가급적 그 빛이 없는 곳으로 걸으려고 애썼다. 그런 매니저에게 끈질기게 빛무리가 따라 붙자 참다 못한 매니저는 될데로 되라는 심정으로  빛무리가 유도하는 곳으로 걸었다.

 

 "오랜만이로구나."

 

매니저는 그 말그대로 오랜만에 보는 빨간눈알 귀신을 보며 경악했다. 여기가 만렙인던도 아니고 보스급 인물이 둘이나 있다니 게다가 둘 모두 통상 방법으로는 처치가 불가능한 자들이었다. 매니저는 긴장하며 뒷걸음질 쳤다. 킬리안은 어떤 일을 기점으로 뻑하면 뭐해줄거냐며 그녀에게 칼질을 해대었기에 가급적 엮이고 싶지 않았다.

 

 "아이고, 안녕히 계세요!"

 

빌어먹을 미친... 단군할아버지 어찌하여 이 어린 소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빚갚고 돈벌어서 팔자좀 피고 싶은게 그렇게도 큰 소원이었단 말입니까? 속으로 홀로 징징거리며 달리던 매니저는 점차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달려서 체력이 방전된거 치고는 과도하게 몸의 기력이 소진되어 갔다.

 

결국 털썩 땅바닥에 매니저가 주저 앉자 잠시 후 킬리안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매니저는 킬리안을 향해 소리쳤다.

 

 "나한테 또 칼질하면 신고 할 거에요!"

 

매니저의 말에 킬리안은 씨익 웃었다.

 

 "두번다시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마."

 

어라료? 의외로 순순히 물러서는 킬리안의 태도에 놀란 매니저는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킬리안은 손을 뻗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레이디가 그런 곳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뭐지? 이전에는 좀 더 딱딱하고 고압적인 태도 였는데, 왜이렇게 친절해 진거야? 하며 매니저는 뒷걸음질 치려 했으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 빨간눈알 귀신 킬리안 맞아요? 갑자기 나한테 왜그래요?"

 "너의 심장을 갖는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네?"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더이상 숨결의 주인이 될 수 없겠지."

 

매니저가 다시 주저 앉으려 하자 킬리안은 그녀를 부축하는 것으로 모자라 그대로 안아 올렸다. 저항할 힘이 없는 매니저는 이제는 졸린 느낌 속에서 킬리안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숨결이 되거라."

 

그녀가 잠이 들자 킬리안은 그녀를 안아올린 팔에 힘을 주어 더욱 자신에게 밀착시켰다. 그녀의 몸에 깃들어 있는 숨결들이 푸른 빛무리로 변해 그녀의 몸에서 부터 빠져나와 그에게 모여들었다.

 

예전의 다이제스키리아누가 걱정한 대로 오염된 숨결이 이변을 일으키고 있었다.

 

 "예상보다 숨결이 많이 부족한데, 이대로는 안 되겠소."

 

킬리안은 흘긋 뒤를 보며 말했다. 그곳에는 달빛아래 짧고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붉은 눈을 빛내는 소년이 서 있었다.

 

 "너의 의지를 존중할게 킬리안, 원하는 만큼 시간을 갖도록 해."

 "감사하오 제스."

 

 

 

 

햇빛에물든달 흑룡에게 소원을 빌어봐요~

Have a good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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