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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레온생일] 7월 22일 스케줄 추천 2     검색 1123
어색한곰군ºㆁº  미유엔딩보상 2014-07-26 오전 12:40:02

1.

  때는 바야흐로 햇볕이 쏟아지다 못해 쨍쨍 내리쬐는 7월 초. 우리 사무실에도 무더운 더위가 찾아왔다. 전기세 한 푼이라도 아끼자며 에어컨은 아예 커버로 덮어놓았고, 그나마 있는 오래된 선풍기 한 대는 제스가 덥다면서 레온 방으로 가져가 버리고 없었다. 그저 가난한 매니저인 나는 사무실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열어둔 채 부채질이나 열심히 할 수밖에.



  "아, 바다 가고 싶다~. 하다못해 일로라도 가면 얼마나 좋을까."



  따르릉.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가 울렸다. 사무실 책상 위에 반쯤 엎드려 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잡지사였다.



  "네. 레온 여름 화보를 찍자는 말씀이시죠? 그럼 장소는…. 오! 바다요?! 네네. 날짜는 7월 22일. 네,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직접 만나서 하시죠."



  이게 웬 떡이냐! 레온 덕분에 바다에 다 놀러가게 생겼다며 열심히 수첩에 일정과 계획을 옮겨 적다가 한 날짜에 쳐진 빨간 동그라미에 문득 손이 멈췄다.



  "가만, 7월 22일이면…. 레온 생일이잖아?!"







2.

  화보 촬영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 차 안. 결국 레온의 생일날에 스케줄을 잡아버렸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다른 스케줄이 있었던 데다가, 빠듯한 일정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준비했던 탓인지 옆자리에 앉아 있는 레온은 조금 피곤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그런 레온 얼굴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스물스물 드는 것이 조금 후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생일인데 스케줄을 빼줄 걸 그랬나?"



  그러자 자고 있던 레온이 작게 중얼거리며 덥석 내 손을 잡았다.



  "…난 괜찮아. 매니저…."

  "앗, 까, 깜짝이야! 레온. 안 자고 있었어?"



  몸을 뒤척이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이 잠꼬대였던 것 같았다. 느닷없이 왜 손을 잡아서는. 손을 빼려다가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아서 모른 척 의자에 팔을 걸쳐 턱을 괴고는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와, 바다다…!"



  차창 밖으로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온 듯한데, 레온을 깨워야 할까 생각하던 차에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지더니 레온 어깨에 기대 잠이 들고 말았다.



-



3.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보니 바닷가 파라솔 밑 선탠용 의자 위였다. 영문을 모른 채 몇 번 눈을 깜박이다 레온 화보 촬영 온 것이 생각났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멀리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레온이 보여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뭔가 스르륵 몸에서 떨어졌다.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보니 얇은 겉옷이었다.



  "이건, 아까 레온이 입고 온 옷인데…."



  서서 레온 옷을 보고 있는데 멀리 보이던 사람들 중 스태프로 보이는 한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레온 매니저 분! 일어나셨어요?"

  "아, 죄송합니다! 레온 촬영은 벌써 시작했나요?"

  "죄송하실 것 없어요. 아직 촬영 준비 중인데 곧 시작할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레온에게 가려는데 나를 바라보는 스태프의 눈빛이 이상했다.



  "저,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아, 아니요. 그냥 부러워서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스태프의 입을 통해 자초지종을 다 들은 나는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레온이 차 안에서 잠이 든 나를 직접 안아들어 여기까지 데려다 눕혀주고서 겉옷까지 벗어 덮어주었단다. 거기다 그리 하는 내내 레온이 나를 그렇게 다정하게 바라보았다나 뭐라나. 여자 스태프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을 마친 스태프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설마 레온 씨하고 매니저 두 분, 사귀시는 건 아니죠?"



  나는 절대 아닙니다, 정색하면서 대답하고는 레온에게 사람들 다 보는 데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따지려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반바지만 걸친 레온이 평소 운동으로 다부진 근육을 드러내며 서 있었다. 내리쬐는 햇빛과 뒤에 보이는 푸른 바다라는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앞에 서 있는 레온은 확실히 평소와 달라보였다. 



  '집에서 볼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보니까 좀 멋있는 것 같기도….'



  내가 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정신 차리자고 양 볼을 손바닥으로 착착 때리다가 레온과 눈이 마주쳤다. 레온이 씩 웃더니 손을 흔들며 내게 다가오려다가 멈칫 했다. 보아 하니 주변에 여자 스태프들이 붙잡고 말을 건 모양이었다. 그냥 뿌리치고 나한테 오면 될 것을 레온은 또 그걸 웃으며 받아주고 있는 모습이 꼭 평소와 다름없었다.



  방송국에서나, 길거리에서나, 심지어 바다에서나. 레온은 역시 레온이구나. 레온이 인기가 많은 걸 보면 아직 우리 사무실도 먹고 살 수는 있겠구나 하고 뿌듯하긴 한데…. 뭐지? 오늘따라 이 찜찜한 기분은.



  "레온, 네가 그럼 그렇지. 멋있다고 생각한 거 다 취소다, 흥."



  뒤돌아서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나를 붙잡아 돌려세웠다. 레온이었다.



  "매니저, 어디 가? 나 촬영하는 거 안 봐?"

  "나 없어도 잘 하겠던데 뭐."

  "음, 혹시 질투~? 매니저도 참. 귀엽다니까. 하하하."

  "지, 질투는 무슨 질투?!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왠지 모르게 더워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으려니 레온이 능글맞은 눈웃음을 지었다.



  "아, 그러고 보니까 매니저는 수영복 안 입어?"



  사람이 기분 안 좋은 것도 모르고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레온에 기가 찼다. 이번에는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서 되물었다.



  "수영복? 내가 수영복을 왜 입어? 화보 찍는 건 레온인데."

  "역시 그런가? 하아~ 아쉽다."

  "뭐가?"

  "아니 그게, 바다까지 왔는데 매니저의 비키니 차림을 못 보다니 말이야."

  "…."



  짝! 나는 레온 등짝을 한 대 후려쳤다.



  "대체 못 하는 소리가 없어. 빨리 가서 촬영이나 해!"

  "아, 알았어. 매니저. 그럼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옆에서 잘 보고 있어~."

 


  레온이 능청스럽게 거수경례를 하고서 서둘러 뛰어가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생일인데도 일 시켜서 미안했더니만 저런 레온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싹 가시는 듯했다.



  '그나저나 옆에서 보고 있으라고? 내가 그럴 줄 알아?!'



-



4.

  찰칵 찰칵 찰칵.



  스타가 촬영하는데 그럼 당연히 매니저가 옆에서 지켜봐야지, 별 수 있나. 꼭 레온이 한 말 때문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레온이 촬영하는 것을 흐뭇하게 구경했다.



  '역시. 내 매니저로서의 능력은 대단한 것 같아. 레온이 이렇게 성장하다니.'



  "자- 잠시 쉬었다 갈게요!"



  휴식시간이 되었다. 레온이 목마를 것 같아서 물을 주려 하는데 이미 여자 스태프들이 한발 앞서 레온에게 물이며 음료수 따위를 경쟁적으로 갖다 주고 있었다.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이래서야 진짜 매니저 없어도 될 것 같잖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스케줄 따위 잡지 말고 집에서 제스랑 윌이랑 오순도순 생일파티나 해줄걸 그랬나, 내가 괜히 무리하게 스케줄 잡아서 레온만 힘들게 한 건 아닐까, 또….



  '이번 스케줄 안 왔으면 저런 모습 안 봐도 됐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러면 매니저로서 실격이다. 스타를 매니저가 챙겨줘야지 누가 챙겨준단 말인가. 나는 여자 스태프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 레온을 끌고 나왔다.



  "어머머, 왜 밀쳐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레온에게 매니저로서 할 말이 있어서요. 잠시만 데리고 갈게요."

  "매, 매니저?"



  무작정 레온을 붙잡고 한참을 앞으로만 걷다보니 어느새 주위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 됐나 싶어서 레온을 놓고 쉬고 있는데 레온이 빤히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매니저로서 할 말'이란 게 뭐야~? 매니저?"



  또 저런 능글맞은 표정을 하고는. 그러고 보니 내가 왜 레온을 끌고 왔더라?



  "음, 그게 말이지…. 아, 레온도 휴,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아서."

  "아까 거기서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거기에 계속 있고 싶었다는 거야? 다른 여자들한테 둘러싸여서는! 나는 신경도 안 쓰고! 아, 이게 아니고…."



  아, 레온 표정을 보니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헛소리를 늘어놓았을까. 자책하면서 새빨개졌을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데, 레온이 갑자기 내 어깨를 붙잡고는 휙 끌어안았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누가 보면 어쩌려고!?"

  "매니저, 그거 알아? 오늘 매니저 좀 이상한 거."

  "…내가 뭘?"

  "평소보다 질투하는 게 눈에 보여. 그래서 사랑스러워."

  "뭐…?"



  내가 할 말을 잃은 사이 레온이 품에서 나를 조심스레 떨어뜨려놓았다. 그 다음 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서서히 다가오는데, 나도 모르게 살며시 눈이 감겼다.



  그런데 그 때,



  "레온 씨-! 어디 계세요?!"

  "촬영 시작해야 되니까 빨리 오세요-!"

 


  레온을 찾는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쉽지만 돌아가야겠네. 그치, 매니저?"

  "아, 아쉽긴 뭐가 아쉽다는 거야? 엉큼하긴!"



  뒤늦게야 정신이 번뜩 들어 나는 레온을 찰싹찰싹 때렸다. 입으로는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눈으로는 웃음을 짓고 있는 레온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



5.

  레온의 여름 화보 촬영이 순조롭게 끝이 나고, 촬영한 곳을 모든 스태프가 정리하기 시작했다. 레온 매니저로 따라온 나도 가만있을 수 없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모래사장 위 자질구레한 소품을 챙기는 것을 돕기로 했다.



  품에 한 가득 이것저것 챙겨 왔다 갔다 하기를 몇 번, 모은 물건들을 상자에 넣다가 조금 먼 곳에서 파도 가까이에 비치볼 하나가 데굴거리는 것이 보였다.



  "어라? 저것만 왜 저렇게 멀리에?"



  다른 물건들은 거의 정리된 상태였고, 다른 스태프들보다 가까이에 있었기에 할 수 없이 내가 갖고 와야 할 것 같았다.



  후다닥 달려간다고 갔는데, 그 사이에 비치볼은 넘실거리는 파도 위를 타고 있었다. 바다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 잠시 망설여졌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신발을 벗어두고서 조심스럽게 바다에 발을 내밀었다.



  "앗, 차가워!"



  시원한 파도에 발을 적시니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잠시, 비치볼이 점점 바다 쪽으로 흘러가는 게 보여 서둘러 쫓아갔다. 한 발 두 발,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공 때문에 나도 모르게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처음 발목까지 오던 파도는 어느덧 무릎을 지나 허리 위를 넘실거리고 있었다.



  '아직 괜찮아. 바닥에 발이 닿으니까. 그러니까 좀만 더….'



  그러나 사고는 한순간이었다. 발에 쥐가 난 듯 갑작스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이윽고 나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계속 바닷물만 들이킬 뿐 소용없었다. 이대로 죽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내 머릿속은 오로지 한 사람으로 가득 찼다.



  '레온…!'



  언뜻 바다와 비슷한 색의 익숙한 푸른 긴 머리카락이 눈에 비친 것도 같았지만, 이내 눈앞이 깜깜해지고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



6.

  "콜록, 콜록."



  힘겹게 숨을 들이쉬면서 눈을 떠 보니 눈앞에 온통 젖어있는 레온이 보였다.



  "매니저! 정신이 좀 들어?!"



  어느 때보다 걱정스런 목소리였다. 난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내 입에서는 물을 달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레온이 건네준 물을 마신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밤이었다. 사정상 다른 촬영 스태프들은 원래 일정대로 모두 돌아가고, 나와 레온만이 바다에 남아 있었다. 근처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른 나는 레온의 권유대로 함께 바닷가에서 조금 걷기로 했다.



  달이 은근한 빛을 비추는 밤바다에는 오직 나와 레온, 두 사람뿐이었다. 해안을 따라 조용히 걸으니 사박사박 발을 스치는 부드러운 모래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러고 보니 오늘 레온 생일인데 아무것도 해준 게 없네.’



  생일이라고 챙겨주기는커녕 오히려 일이나 시켰으니. 그뿐이면 다행이게. 난데없이 바다에 빠져서 걱정이나 시키고…. 불현듯 이어지는 생각에 레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보니, 레온이 눈을 마주쳤다. 다정하게 웃어주는 푸른 눈동자- 그를 보니 나도 모르게 맥이 풀려 자리에 털썩 앉아버렸다.



  “왜 그래? 매니저! 아직도 몸이 안 좋아?”



  나를 걱정하는 레온의 목소리가 너무 다정하게 느껴져서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빨리 괜찮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흐어엉~! 미안해! 레온! 매니저란 사람이 만날 이렇게 걱정만 시키고…!”



  레온도 분명 이런 나한테 질렸을 거다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울고만 있는데, 어느 순간 몸이 따뜻해지는 것이 전해졌다. 레온이 무릎을 꿇어앉아 두 팔로 감싸준 것이었다.



  “괜찮아. 다 괜찮아.”



  괜찮다며 토닥토닥 내 등을 두드려주는 레온의 손길에 나는 간신히 울음을 그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기분이 좀 진정된 것 같아 바다를 향해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러자 레온도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데 크게 철썩거리는 파도가 서너 번 지나갔을까. 정적을 먼저 깨뜨린 것은 바로 나였다.



  “…레온.”

  “응.”

  “….”



  그저 미안하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 말문이 막혔다. 또 울컥할 것 같아서. 그런 나를 재촉하지도 않고 차분히 기다리던 레온이 입을 열었다.



  “매니저, 오늘 있잖아.”

  “응.”

  “스케줄 잡아줘서 고마워.”

  “…왜?”



  내 물음에 레온은 가만히 내 손을 잡았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매니저랑 단둘이 바다를 볼 수 있잖아. 안 그래?”

  “에이, 그게 뭐야….”



  미안해서, 일부러 더 퉁명스럽게 답하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레온은 마저 말을 이었다.



  “혹시 기억나? 나 처음 왔을 때라든지, 그동안 이런 저런 사건이 참 많았잖아.”

  “응. 그때는 레온이 이렇게까지 잘 적응할 줄은 몰랐어. 워낙 사고를 많이 쳤으니.”

  “하하, 맞아. 그리고 사실 나 때문에 매니저가 위험에 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 그 때 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난 마음이 무거워져.”

  “아….”



  그랬구나. 레온도 그 나름대로 마음의 짐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레온에게 항상 일만 시켜서 미안함을 가졌듯이.



  “그래서 난 말이야. 내가 이렇게 이쪽 세계에서 매니저에게 어떤 방법으로든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게 참 기뻐.”

  “….”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참 고마워.”



  또다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울지 않으려 눈가를 비볐다. 내가 원래 이렇게 눈물이 많았던가? 오늘은 레온 생일인데…. 왜 매번 나는 레온한테 받기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도 솔직하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느껴진 순간, 오늘 종일 머릿속을 떠다니던 생각들이 미처 정리되지 않은 채 입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레온, 늘 무리하게 스케줄 잡아서 미안해.”

  “응.”

  “어쩌다 바다에 빠져서 걱정시킨 것도 미안.”

  “응.”

  “그리고….”

  “그리고?”



  내 말에 하나하나 다정히 대답을 해주던 레온이 궁금한 얼굴로 기다렸다.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말해도 괜찮을까? 하지만 머릿속에서 고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술이 멋대로 움직였다.



  “오늘, 생일 정말 축하해! 근데 사실 나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마치기 전에 갑자기 레온이 나를 껴안았다.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레온이 말을 꺼냈다.



  “…솔직히 오늘 못 들을 줄 알았어. 내 생일, 기억하고 있었구나.”

  “응. 그런데 정말, 간단한 선물도 준비 못했어.”

  “….”

  “거기다 생일인 거 알면서도 힘든 스케줄까지 잡고. 이제 보니까 나, 정말 못난 매니저다. 그치?”

  “….”



  레온은 아까와는 달리 아무 말도 없었다. 역시, 실망한 걸까. 나는 불안한 마음에 레온의 팔을 풀고서 레온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혹시, 실망했어?”

  “…그게 아니야.”

  “그럼 왜?”

  “매니저한테 선물 대신 뭘 해달라고 할까 고민 중이었어.”

  “뭔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해줄게.”



  선물을 준비 못해 미안했던 나는 레온의 제안을 가볍게 수락했다. 그러자 레온의 얼굴에 희미하지만 낮에 봤던 능글맞은 표정이 스치듯 보였다. 그 때 불길한 예감을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러나 내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기에는 레온이 한발 빨랐다.



  “정말이지, 매니저?”

  “어? 으응.”

  “그러면, 아까 낮에 하던 거 이어서 하기.”

  “아까 낮에 하던 거?”



  아까 낮에 하던 게 뭐였지? 곰곰이 기억을 더듬자 문득 한 장면이 영화 필름처럼 끊기듯 떠올랐다. 촬영 휴식시간, 지금처럼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레온이 나를 붙잡고…. 잠깐, 거기까지. 나는 그제야 뭔가 아니다 싶어서 다급히 손을 내저어 봤지만 레온에게 손목만 잡힌 꼴이 되었다.



  “헉! 자, 잠깐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그러나 내 외침 따위는 무색하게도 레온이 내 손목을 슬쩍 잡아당기자 나는 그대로 레온의 품안에 쏙 안겨버렸다. 부끄러워 살짝 위를 올려다보니 언제나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레온의 얼굴이 보였다. 항상 나와 다정하게 마주치는 눈동자. 그리고 그 눈동자가 내게 가까이 다가오며 이렇게 속삭였다.



  “매니저, 사랑해.”



  쪽-



-



7.

  7월 22일 스케줄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안녕하세요. 어색한곰군입니다.


오랜만에 또 팬픽을 썼네요. 최애인 레온의 생일 축전 팬픽이라 더 열심히 썼어요! ㅎㅎ



7월 22일. 7월 하면 여름, 휴가철, 바다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매니저 성격에 일부러 돈 써가면서 휴가를 가진 않을 것 같고...ㅋㅋ


그냥 스케줄 못 빼고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다에 가게 되었다는 설정입니당. ㅋ



공지를 보니까 '레온과 생일에 하고 싶은 일'이라기에


레온과 함께일 때 바다에서 겪을 법한 일을 최대한 꾹꾹 눌러 담아봤습니다. :)


(그렇다고 바다에 빠지고 싶단 건 아니구요;;;)



저는 매니저가 질투하는 모습이 좀 보고 싶었어요. ㅋㅋ


왠지 맨날 레온만 매니저한테 매달리는 느낌이라...ㅋㅋㅋㅋ



아, 솔직히 소설 수위를 좀 더 올려 쓰고 싶었지만...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레온은 스프온에서 최고연장자이잖아요. (혹시 몰라서 방금 확인했는데 맞네요ㅎㅎ;)


그런데 보니까 23살... (>이 아니라 25살이에요! 금방 보고도 틀리는 저는 뭘까요..ㅋㅋ 진님 감사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네요. ㅎㅎㅎㅎ


레온을 최대한 다정하고, 능글맞게ㅋㅋ 쓰고 싶었는데 잘 모르겠어요ㅠ



음, 반응이 좋다면요... 레온 시점의 번외 이야기도 쓰고 싶은데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데헷 ^ㅅ^ 


팬픽도 제법 긴 편인데(이렇게 길게 쓴 거 처음이에요ㅠ) 후기도 너무 길었네요.


지루하시진 않았을지, 재밌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요~


저도 쓰면서 즐거웠듯이 모쪼록 읽는 동안 즐거운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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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한곰군ºㆁº  미유엔딩보상 2014-07-27 오전 8:07:30
Gaybar님 저렇게는 썼지만 15금도 막상 쓰려고 하면 잘 못 쓸 것 같아요ㅋㅋ 매니저를 귀엽게 봐주시다니!>ㅂ<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저도 다시 보니까 매니저 하는 행동이 귀여워보이네요? ㅋㅋㅋㅋ 게이바님도 귀여우세용ㅎㅎㅎ 낙서까지 귀엽다 하시고.. 정말 감사합니다!!ㅠㅅㅠ / 제시카양님 잘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ㅁ<
 제시카양  아로아롯토 2014-07-26 오후 11:58:43
레온의생일팬픽 너무나도잘읽어서요>.<
 Gaybar   2014-07-26 오후 5:53:30
수...수위라구여???두근두근 +ㅁ+ 슾온에서 그런 걸 보기는 힘들겠지만 곰군님이 쓰신 15금도!!!읽어보고싶슴다...ㅠㅠㅠㅠ 으아ㅏㅏ매니저 왜이렇게 귀엽나여...마치...나처럼....(돌을맞으며) 요새 읽어본 팬픽들은 레온매력이 엄청났는데 이팬픽은 매니저도 레온도 짱매력터지네여....ㅠㅠㅠ 그림도 귀엽슴다!!!!ㅠㅠㅠㅠ
 어색한곰군ºㆁº  미유엔딩보상 2014-07-26 오전 8:07:14
쏭혜’s님 그 다음 장면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_-* 저도 전체이용가라서 아쉬워요ㅠㅠ 근데 막상 또 수위 높여서 쓰라고 하면 잘 못 씁니다? 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님 아이코! 마지막으로 확인한 빈이 나이랑 헷갈렸나봐요.; 덕분에 고쳤어요~ 설레셨다니 저도 뿌듯하네요!ㅎㅎ 번외... 한번 노력해볼게요! ㅠㅠ
 .진   2014-07-26 오전 2:08:21
캐릭터 소개에는 25세라고 나와있네요! 읽는내내 설레여 죽는줄 알았습니다 ㅠㅠ 너무 재밌었어요!! 레온시점 번외편도 기대할게요! 써주시리라 믿습니다ㅎㅎ
 쏭혜’s  난 선플만 달아요^^ 2014-07-26 오전 12:49:36
이 다음은 어른의 연애.....?(/크흠) 흐어어어ㅓㅇ 대체 여긴 왜 전체이용가인 것인가요ㅠㅁㅠ 여튼 무지 재밌게 봤어요!^*^ 저는 이 팬픽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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