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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지(未知) [원영루트] 추천 2     검색 260
김콘첼   2020-08-26 오후 10:33:38

0.

정말로 쓸모없고 형편없군.

 

남자는 속으로 잠시 중얼거리며 서포터가 보내었던 파일을 덮었다. 자동차 핸들에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앞에 있는 허름하고 빈약하기 짝이 없는 옥탑방을 보았다. 상대할려고 조사한 시간이 아까웠다.

그저 돈만 좀 주여오면 바로 자신에게 넘어올 인간이었다. 돈에 찌들려서 자신 앞에 있는 옥탑방을 1인기업의 사무실이랍시고 등록해 놓은 인간이었다. 29년의 인생에서 그는 이런 인간들을 쉽게 보고 살았다. 돈만주면 설설기며 앞뒤 안 보고 기고 설 인간들. 앞에서는 웃으며 뒤에서는 자신을 씹을인간들, 자신 앞에 있는 먹이가 미끼인줄도 모르고 달려드는 인간들. 그는잠시 핸드폰에 문자를 하나 보내고 차에서 내렸다. 어쨋든 조사한 것이 가치는 있어야 하고, 그렇게 쓸모가 없는 인간도 아니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옥탑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1.

아무래도 겨울은 추웠다. 옥탑은 밖에서 스며드는 추운 공기를 여과 없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신혜는 히터를 틀지 못하고 그저 가디건을 몇개 더 껴입으며 핫팻을 주물거렸다. 윤은헌한테 받은 돈은 월세와 이자 빚으로 써버리고, 교열로 받은 돈도 빚 갚고 생활비와 수도세를 내는 것으로 빠듯했었다. 거기다 적금도 들어야 한시라도 빨리 이 거지같은 옥탑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그녀는 욕을 중얼거리며 다시 노트북을 두드렸다. 화신이라고 당당하고 의기양양하게 1인 기업으로 등록하였지만, 사실상 사장이 교열 작업으로 돈을 버는게 수입의 전부인, 사무실이라고 있는 것은 자신이 20살때부터 살던 옥탑이 전부인 회사였다. 다시 한번 현실을 깨우치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절대로 이 일만은 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신혜가 작게 중얼거렸다. 자신의 얼마 안되지만 굵직굵직한 연예계 인맥. 그것을 잘 쓸 수있는 일이 이거였다. 아무리 힘들어도 마지막 희망은 있다. 하지만 그 허상은 2달만에 깨부셔졌다.

 

똑똑-

 

그녀가 다시 교열 작업으로 열을 올리며 틈틈히 혹시나 연예인하러 들어오는 호구가 없나 하면서 핸드폰을 보고있었을때, 그녀의 시간을 방해하려 문을 두드리는 이방인이 찾아왔다. 대체 누구야...... 여자는 작게 중얼거리며 이방인을 추측했다. 윤은헌-? 그사람은 자신의 집에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진희연-? 그건 좀 가능성있지만 이미 해외로 나가서 3일 후에나 돌아온다 했다. 사채업자-? 이자는 어제 냈다. 아니면........ 그사람 일리는 없다. 아니어야 한다. 신혜는 심호흡을 고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세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고 그저 계속 문을 두드렸다. 택배는 아니다. 적어도 강도라면 이상한 구실이라도 대면서 들어와야하는데 계속 문만 두드렸다. 기 싸움에 가까울정도로 계속 문만을 두드리며 신혜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거 같았다. 신혜는 침착하게 옆에서 흉기가 될만한 것을 잡았다. 혹시라도 강도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문쪽으로 다가가며 언제라도 제압을 할 수있게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리고 고심 끝에 연 문에는 강도도, 사채업자도 아닌, 왠 키가 큰 검은 머리에 잘생긴 20대 후반에 남자가 한명 서있었다.

 

"이 회사는 문도 늦게 열어주면서, 손님에게 칼까지 들면서 환영하나?" 남자가 어이 없다는 시선을 숨기지 않고 여자를 응시했다. 말 안한건 그쪽인데요. 라는 말은 속으로 삼키면서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옥탑에는 강도가 자주 들어와서요." 아주 옹색한 변명이었다.


 신혜는 그를 잠시 의심스럽게 보다 그의 보이지 않는 재촉에 문을 열었다. 교열 작업을하던 노트북을 치우고 5개 밖에 남지 않은 믹스커피 2개를 뜯어 머그잔에 타와 그에게 내밀며 그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가 입은 옷과 목에 맨 넥타이만 보도 신혜는 직감 할 수 있었다. 엘리트주의 찌들은 돈만고 철없는 부잣집 아들내미. 혹은 1인 기업한다는 여자애가 만만해서 한번 대볼려고 오는 사람. 하지만 그는 신혜가 짐작하고 있는는 그이의 추잡한 인성과는 별개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자연스레 흘러내리는 푸른빛이 도는 검은 머리. 검은색이 더 진하게 자리 잡은 보라빛 눈. 여자보다 하얀 얼굴. 만약 5분 전에 칼을 들고 그를 응대하지 않았고, 클럽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다면 자연스레 그에게 작업멘트라도 날렸을 것이다.

그녀는 문뜩 당연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연예인이되면 딱 좋을텐데.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이었다. 저런 자기만 잘난 줄 아는 것 같은 인간이 연예인을 할리가. 차라리 저사람이 나에게 첫눈에 반해 고백을 하러 왔다라는,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가설이 더욱 현실성 있어보였다.

 

그는 신혜가 잠시만 기다리면서 교열 작업을 하던 노트북을 치우고 그 테이블에다가 커피를 내오는 장면을 보며 어이 없다는 듯 웃었다. 꼴에 회사라고.

그는 그녀가가 맞은 편에 앉자마자 시선을 숨길 생각도 안하고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위아래로 천천히 뜯어보는 것을 관찰했다. 예의를 모르는 인간. 할꺼면 좀 티가 나지 않게 하지. 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에게 하는 것처럼 멍청하게 대놓고 탐색하면 누구라도 그녀를 좋아 할 수 없을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파일에 나온 신혜의 대한 내용을 되새김질 하며 지루하게 신혜가 탐색을 끝마치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억겹에 시간 끝에 그녀가 드디어 자신의 대한 탐색을 끝마쳤는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에게 입을 열었다.

"왜 여기에 오신거죠?"

당연히 저 말이 나올 줄 알았다. 사기꾼은 의심이 많은 법이니까. 그 또한 찰나의 순간동안 그녀가 자신에게 해준 것처럼 그녀의 얼굴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서포터에서 보낸 신혜의 사진은 짙은 스모키화장을 한, 무서운 표정을 하는 저승사자였다. 잘생겼지만 일수업자 같이 사람은 둘 죽이고 온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직면한 신혜의 얼굴은 화장을 안 한 민낯. 그래도 일수업자같이 날카로운 눈매와 하얀피부 는 여전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콧대도 높고 속눈썹도 짙어서, 사적으로 만나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고 있었으면 한번은 침대에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할거 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난방비가 낼 돈이 없어 한겨울에는 집에서 몇겹이나 껴입으며 지내는, 아주 추레하고 상대방을 어떻게든 지지 않겠다는 표정을 가진 살쾡이 같은 인간이었다.

 

"나같은 인간이 여기 오면 목적은 하나지 않나? 투자를 목적으로 왔지."

"투자요?"

"그래, 회사의 모든 빚을 갚아주지. 그대신, 계약서에 내용을 하나 추가하면 좋겠어."

"무슨 내용을 원하시는 겁니까."

"경영에 조그만 참견을 할꺼야. , 걱정마. 아무것도 모르는 돈많은 부자가 자기 분수 모르고 설치는건 아니니까. 원하기만 한다면 내 신상을 팩스로 보내주지." 팩스가 없나?라고 단조로운 어조로 남자가 덧붙였다. 신혜는 남자를 다시 한번 뜯어 보았다. 확실히 돈많은 집안에서 엘리트 교육만 받하지만 그는 차갑고, 어려운 분위기가 "거지새끼, 솔직히 받아 들이는게 좋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확실히 좋은 조건이었다. 이 회사는 망해가고, 연예인은 커녕 자신의 지인 몇명 외에는 잡상인도 안오는 곳이었다. 저 인간에게 대충 투자받고 회사를 대충 내평겨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이성이 이렇게 속삭였다.

그러나, 그녀의 본능의 가까운 6년간의 사회생활이 속삭였다. 아주 조금의 단점을 아무렇지 않다고 우기는 놈 중에서 좋은 놈 없다.

 

"당신같은 사람이 와서 절대로 투자는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왜 그런 추측을하지? , 스폰서가 목적이라고 생각할꺼면 넣어 두는게 좋아. 난 댁같은 얼굴은 질색이거든."

그가 비아냥 거리는 표정으로 웃었다. 신혜는 잘생긴 입술에서 하나씩 박혀오는 거지같은 말을 하나하나 곱씩으며 반격할 준비를 했다.

"누가 스폰서라고 했습니까? 예의가 매우 바르신 투자자 분이라 저도 그런 생각밖에 안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신혜는 누가봐도 예의바르고 다정한 미소로 그의 말을 맞받아쳤다. 어떤 인간도 짜증나면서 짜증을 티낼수 없게 만드는 미소였다. 그런 신혜의 미소를 보고 할 말이 없어졌다. 그도 만만찮은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혜는 그보다 더한 말꼬리 잡기에 달인이었다. 아주 기가 막히게 똑똑한 인간이라고. 그는 서포터가 보내준 파일에 이 문장 하나를 더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저런 인격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 남자에게서 배운 것일까. 아니면 타고난 것일까. 그는 사실을 직시하게 하기라는 카드를 그녀에게 내밀기로 했다.

 

"지금 재정 상태에서 벗어날 별다른 방법은 없을텐데."

"아무런 대가 없이 호의를 배푸는 인간에게 빌붙을 정도로 어려운건 아닙니다."

"조사한거랑 아주 다른 말을 하는 군"

"조사까지 하셨나 봅니다. 이럴거면 쥐새끼랑 다를게 없네요 선생님."

"호의를 베풀어 주는 투자자에게 쥐새끼라는 말을 할정도로 현실감각이 없는가 보군." 말을 참 예쁘게 하는 군. 그는 속으로 그말을 삼켰지만 비웃음을 삼키지는 않았다.

"현실감각이 없지만 적어도 세상에 공짜라는건 압니다."

"그래서 말했지 않았나? 회사 재정상태에 참견을 좀 하고 싶다고,"

"그게 사소한 참견일지, 제게 다른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실지 어떻게 압니까?"

솔직히 이제 슬슬 속이 다 뻔히 보였다. 지금 회사를 유령회사로 만들고, 명의는 내 명의로 그대로한 다음에 탈세나 공금횡령을 자신에게 뒤집어 씌울거라는걸 모를거라고 생각하나. 신혜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돈벌이인 교열 작업까지 망칠 수는 없었다. 본업이 망하면 부업이라도 열심히 해야한다. 신혜는 싱긋 웃으며 일어나 15평짜리 원룸의 유일한 탈출구인 출입문을 열었다.

 

"그럼, 더 이상 대화는 어려울거 같습니다." 그녀는 매우 친절한 인간이었다. 그러기에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않고 그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하였다. 그는 상당히 기분 나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마 자기 뜻대로 안되니까 화가 오를대로 올랐겠지. 하지만 어쩔건가. 그녀는 차라리 남을 벗겨먹고 사는걸 택하는 인간이지, 당하고 사는걸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그일 이후로는 특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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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온 영업용으로 조아라에서 조금조금 연재하다가 여러분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어 올립니다. 원영은 29살이고, 여주인공을 자캐로 대신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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