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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편/본편/원영] Blue City -1- 추천 4     검색 149
노란코코몽   2020-08-28 오전 1:01:57

< Blue City >

 

- 책상 위에 종이 뭉텅이들을 내동댕이쳤다.

 

 

지금 나보고 이딴 걸 하라는 건가?”

 

“.....기획사 세우고 하는 첫 행사야. 그럼 안 할 거야?”

 

안 해.”

 

“...장난해?”

 

장난이길 바라?”

 

 

미간이 꿈틀거렸다. 아무리 조건을 두고 한 계약이라고 한들, 이건 도를 넘어 짜증나는 수준이었다. 그깟 펜던트 하나 때문에 연예인을 한 것도 모자라 콘서트라는 것을 하라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 눈을 감았다.

 

 

이미 장소까지 잡았어. 원영, 너 보려고 오는 애들이 얼마나 많을 텐데!”

 

너 말이야. 많이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너와의 계약에 따라 이딴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여기까지 했으면 충분하지 않나? 도대체 그 펜던트 하나로 어디까지 가자는 거지? 그딴 애들 따위, 필요 없어.”

 

 

전부터 생각했지만, 팬이라고 하는 그 족속들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좋아하는 거지? 한낱 꾸며진 겉치레만 보고선 다가오는 그런 녀석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어머니의 복수뿐이다. 아직도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펜던트를 쥔 채 미동도 없이 쓰러져있던 그 날의 어머니. 어릴 적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그 자체였다. 덜렁대고, 실수투성이였지만 그녀는 항상 빛이 났다. 내게 있어서 유일한 빛이었다. 그래서 지켜주고 싶었다.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는 상상을 하며 그녀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 날의 일은 아무도 모르게 묻혔다. 내게 남은 것은 진청의 펜던트 하나뿐이었다. 그러니 나는 그녀의 복수를 해야만 한다. ‘진청그 녀석을 반드시 지옥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설령 같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 아까 내동댕이쳤던 종이 뭉텅이들이 나의 머리를 세게 쳤다.

 

 

앞으로 한 달이야. 날짜는 99. 네 말대로 우린 펜던트 하나로 엮인 사이야. 돌려받고 싶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팬을 위해서가 아니라 펜던트를 위해서라도!”

 

 

또 한 번 미간이 꿈틀거렸다. 도대체가 품위라고는 하나도 없는 저런 여자가 이 회사 사장이라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이런 다 무너져가는 회사 하나 살리겠다고 저렇게 당당하게 사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냥 무식한 것 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저런 당당함이 그저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알았으면 다음 스케줄이나 가자. 오늘 오후에 CF촬영 있는 거 잊진 않았겠지?”

 

 

그녀는 재빨리 말을 마치고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 안에는 언제 샀는지도 모를 선풍기만 돌아가고 있다. 그 잠깐에 침묵에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이번 여름은 덥지만 긴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도착한 CF촬영장은 여느 때와 같이 분주했다. 복잡함 속에서 각자 제 할 일들을 맡아서 움직이는 이곳. 가만히만 있어도 숨이 막힌다.

 

 

덥지 않아, 원영? 감독님께 인사하러 갈 겸 음료수 좀 사올게.”

 

 

저런 매니저라도 늘 내 비위를 맞춰준다. 그녀는 항상 내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모든 것을 행동하였다. 처음에는 가식이라고 생각했다. 환영그룹의 후계자임을 의식한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내 주위에는 항상 나의 주식과 자리를 넘보는 가식적인 인간들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이 유원영의 환심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머, 원영 도련님. 그동안 많이 훤칠해지셨네요. 이제 정말 후계자가 된 것 같군요. 환영 그룹은 저희와도 깊은 사이인 거 아시죠? 언제 한번 식사라도 해요.’

 

원영군, 오랜만일세. 유학은 잘 갔다 왔는가? 이제 곧 사장직에 임하겠구먼. 돌아가신 사모님이 크게 좋아하시겠어! 사장직에 올라가면 우리 거래도 잘 봐주게나. 껄껄

 

 

마음속으로는 엄마 없이 자란 꼬마라고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는 그들의 가식이 치가 떨릴 만큼 싫었다. 온몸의 털들이 치솟는 이 짜증나는 기분은 날 검은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과 달랐다. 가진 거 없이 당당하긴 해도, 날 유원영으로 봐주고 있다. 환영 그룹 후계자가 아닌, 유원영으로 봐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녀가 저 멀리서 누군가와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저자가 그 감독이라는 자인가보다. 평소와는 달리 뻣뻣하게 굳어있는 그녀를 보아하니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음료수 팩이 조금씩 구겨져나갔다.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란 말씀이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촬영장 전체에 크게 울려 퍼졌다. 그 한마디로 모든 스텝들의 시선을 그녀를 향하게 되었다. 그러자 감독이 다급하게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아이 거참, 소리 좀 줄이지 그래? 나야 원영씨를 모델로 하고 싶긴 하지만 계약회사 쪽에서 갑자기 바꾸자고 하지 뭐야...”

 

그렇다고 연락도 없이 다 와서 통보하는 건 아니죠! 도대체 그 회사는 어디 모델을 쓴다고 하던가요? 저희 원영이 보다 그렇게 잘났나요? 말해보시죠, 감독님.”

 

, ... 그게 말이야... 청화 그룹 모델을 쓰기로 해서 말이야. 다음에 또 기회 있으면 만나도록 하세. 그만 가보세.”

 

 

청화그룹. 진청의 회사.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온 내가 마땅치 않나보지. 이제야 비로소 게임이 시작되었다. 더욱더 다가와라, 진청. 네가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 처참하게 부숴줄 테니까. 아주 조금씩, 조금씩 널 조여서 다시는 이 세상에 발을 못 붙이게 만들어 버리겠어. 그간 버텨온 시간까지 모두 합쳐서 되돌려주지.

 

 

...청화...그룹이요?...다시는 감독님이랑 작업하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이번 광고 꼭 망하면 좋겠네요.”

 

아니, 말버릇이 그게 뭐야? 다 망해가는 회사 연예인 광고 좀 내어주려 했더니!”

 

원영이는 그깟 청화그룹에 지지 않는 모델이에요. 반드시 후회하실 거예요, 감독님.”

 

 

그녀는 아주 당차게 뒤돌아서 나에게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가자, 원영.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사라졌어.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아아, 이 모습이다. 그녀의 당당함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지만, 가식 하나 없는 강인함 그 자체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 속부터 희열이 느껴진다.

저 멀리서 멍 때리는 감독을 뒤로한 채 촬영장을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한여름에 부는 습한 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조금만 기다려라, 진청. 난 그때의 꼬마가 아니란 것을 똑똑히 알려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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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코코몽   2020-08-28 오전 1:02:59
풀버전 다 올리려고 했는데, 용량 때문인가그런지 자꾸 오류가 나네요! 천천히 분할해서 올릴게요! 재밌게 보신 분들은 추천 한 번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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